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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는 데이터 신뢰"…김태인 카스 대표가 꺼낸 새 성장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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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6-07-01 조회수 : 475

    "승부는 데이터 신뢰"…김태인 카스 대표가 꺼낸 새 성장 공식

     

    적자 없었지만 성장성 의심…내년 성과 가시화
저울회사 이미지 벗어…

    반도체·로봇·헬스케어로 성장축 이동
2028년 매출 2배…

    “인간의 심리까지 계측하는 기업”

     

    "측정 할 수 없으면 관리 할 수 없다" -피터 드러커-





    집 앞 마트의 고기 저울부터 거대한 산업용 덤프트럭의 무게를 재는 트럭 스케일까지, 대한민국에서 '무게'를 다루는 곳에 카스(CAS)의 로고가 빠진 적은 없다. 카스는 1983년 설립 이래 국내 계량·계측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온 기업이다.

     

    하지만 자본시장에서 카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벼랑 끝 리스크에 노출된 적 없는 단단한 재무 구조를 가졌지만 '저울은 한 번 팔고 나면 끝나는 사양 산업이 아니냐'는 전통 제조업 특유의 이미지에 갇혀 '안정적인 주식' 혹은 '자산주'로 분류되어 왔다.

     

    지난 23일 만난 김태인 카스 대표이사는 "회사는 그 동안 적자를 내거나 산업적으로 리스크에 노출된 적이 없다. 다만 성장성에 대해 의심을 받아왔던 부분은 사실"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회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발전시켜 신사업에 나선 것이고, 이는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성과가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스는 연결 기준 연 매출 1700억원 안팎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큰 적자도 없고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반도체와 로봇, 헬스케어, AI였다. 중국 자샨 공장은 연간 100만대 생산체제로 확대되고 있다. 양주공장은 의료기기 생산기지로 변신 중이다. 여기에 교정사업과 AI 데이터 플랫폼이 더해진다.


    ◆ H빔에 센서 심고 AI로 진단...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의 중요성


    인터뷰 중 김 대표는 모니터 화면을 돌려 그래프들을 보여주었다. 최근 구축한 김해 스마트 팩토리의 실시간 모니터링 창이었다. 카스는 이 공장을 지을 때 건물 뼈대인 H빔과 콘크리트에 직접 콘크리트 게이지와 스트레인 게이지(Strain Gauge) 센서를 심었다. 온도 변화에 따라 건물이 얼마나 팽창하고 수축하는지, 어느 부분에 응력이 집중되는지 데이터를 뽑아내기 위해서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AI에 분석시켰더니, 스스로 정밀 진단 리포트를 추출해냈다"

     

    김 대표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카스가 바라보는 미래가 그대로 담긴 한마디였다. 1983년 창업 이후 40여 년 동안 저울 회사로 불려온 카스는 이제 자신들을 센서와 AI 데이터 기업으로 정의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데이터를 모아도 분석할 사람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며 "지금은 AI가 분석해 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결국 누가 더 많은 데이터, 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느냐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카스는 최근 김해 교정센터(KOLAS)에 55억원을 투자했다. 남들이 교정사업을 단순한 사후 서비스로 볼 때, 카스는 AI 시대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인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사업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카스가 왜 교정사업을 미래 먹거리라고 말하는지 이해되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공장 자동화 하드웨어를 넘어 공정 데이터 이력 추적 신뢰성을 AI로 검증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스템을 주목한 이유는 명확하다. 당장 내년 3월부터 유럽에서 시행되는 디지털 프로덕트 패스포트(DPP) 등 글로벌 공급망의 이력 추적 규제가 카스에게 거대한 기회의 장이기 때문이다. 제조 원료와 공정 히스토리 데이터의 유효성을 증명해야만 수출이 가능한 시대, 국가 공인 교정기관(KOLAS) 지위를 가진 카스의 검증력은 독점적 자산이 된다.



    ◆ 저울 기술로 반도체·로봇 간다...영토의 확장

     

    카스의 강력한 무기는 무게 센서의 뿌리 기술 '스트레인 게이지'다. 올해는 초정밀 하중 측정의 기준점이 되는 마스터 로드셀(Master Loadcell)을 독자 개발해 하이엔드 고분해 시장에 본격 진입한 데 이어, 1만 RPM 비접촉식 토크센서와 반도체 공정용 UHP(초고순도) 압력센서라는 첨단 신무기 라인업을 완비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반도체 장비용 압력센서다. 웨이퍼를 깎아내는 식각(Etch) 및 증착(CVD) 공정에서는 독성 특수 가스가 담긴 통의 잔량을 저울로 모니터링하고 일정한 압력을 유지하는 초정밀 센서가 필수적인데, 현재 이 시장은 외국산 장비가 대부분 차지한다.

     

    김 대표는 "반도체 기업들이 전 세계에 없는 초일류 공정을 새로 짤 때, 국내 센서 기업이 기민하게 맞춤형 R&D로 대응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압력센서는 터프한 공정 특성상 소모품처럼 주기적인 반복 구매가 일어나기 때문에, 카스의 장기적인 캐시카우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B2C 시장을 겨냥한 통합 헬스케어 브랜드 '엔바디(nBody)' 역시 카스의 기업가치를 바꿔줄 변신이다. 기존 중국 등에서 OEM으로 수입해 오던 혈압계를 국내 양주공장에 직접 생산 라인(BP 프로젝트)을 구축하는 구조로 변모시켰다. 청정도 Class 8 등급의 클린룸과 시험 설비를 완비하고 연내 K-GMP 및 ISO 13485 인증을 획득하게 되면 '메이드 인 코리아' 원산지를 취득해 메디컬 디바이스 제조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가끔 고객들이 체중계가 안 맞는다며 본사 분동실로 기기를 들고 찾아온다. 우리가 가진 50kg짜리 국가 표준 분동을 올려서 정확한 수치를 증명해 보이면, 고객들이 긁적이며 '어젯밤에 야식을 많이 먹었나 보다'하고 돌아간다"며 "결국 헬스케어의 본질은 소비자가 의심할 수 없는 제대로 검증된 정밀한 데이터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공격적인 신사업 드라이브 속에서도 카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84.3%에서 지난해 말 143.2%, 올해 1분기 기준 141.7%까지 떨어지며 자본 구조가 되레 단단해졌다. 이 기간 총차입금은 566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4%나 감소해 이자 부담을 줄였다. 중국 공장 스마트화와 국내 라인 구축 등 전방위 설비투자(CAPEX)는 단행했음에도 내실을 다진 셈이다.

     

    카스는 매출 정체 우려에 대해 중국 자산 공장의 '연간 100만대 대량 생산 체계(Mass Production)' 구축으로 답했다. 1만6000평 규모의 현지공장은 카스의 생산 핵심 기지다. 올해 약 10억원(500만 위안) 규모의 스마트 자동화 설비 투자가 완료되면 제조원가 절감을 통해 글로벌 가격 경쟁력이 반영된다. 특히 2027년 중국 정부가 계량 데이터 조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도입될 추진 중인 '교정 추적 시스템' 입법화는 카스에게 수혜를 안겨줄 전망이다. 상거래용 저울의 대대적인 교체 주기가 도래하는 길목을 연 100만대 양산 체제로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김 대표는 "100만대 프로젝트 목표 달성과 엔바디 프로젝트를 통한 헬스케어 시장 매출의 3배 확대가 예상되는 2028년에는 지금 규모의 2배를 넘는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선대 회장이 했던 가장 큰 일 중 하나는 전자저울을 도입한 것이다. 바늘저울 시대와 비교해 고객과 판매자가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고, 그 중심에는 카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정신은 지금도 같다. 뜻을 이어 받아  측정과 데이터 등의 사업을 더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배고파 죽는 시대는 끝났다. 오히려 마음이 아파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며 "언젠가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측정하고, 그 아픈 마음까지도 볼 수 있는 회사가 된다면 그것이 카스의 가장 큰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40년 동안 저울을 만든 회사. 그 저울은 이제 사람의 몸을 넘어 공장과 반도체, 로봇, 그리고 AI 데이터까지 재기 시작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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